알쓸신잡이 재미있는 이유

Posted by 2분 전
2017. 7. 13. 00:20 TV 시청후기

알쓸신잡이 재미있는 이유

최근 시작한 재미있는 예능이 있다.

사실 예능이라고 하기엔 기행문 같기도 하고 식신로드같기도 하다.

언듯 역사 다큐 같기도 하고 꽃보다 청춘 같은 여행방송 같기도 하다.

그 이름하야 알쓸신잡!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여기에 출연하는 이들은 누군고 하니 문학, 대중음악, 정치 역사 등 인문학, 미식 그리고 과학 중 특히 뇌과학 분야에 남부럽지 않은 명패 하나씩 달고있는 나름 전문가들이다.

이 예사롭지 않은 조합이 전국의 명소를 다니며 현지의 역사지구, 박물관, 맛집 등을 돌아본다.

다들 전문분야가 다르고 아는 것도 많다보니 아무 곳에 가도 절로 지식이 술술 나온다.




(출처 : 알쓸신잡 홈페이지)

나는 이런 예능이 실로 반갑다.

이전에는 없던 형태의 예능이기 때문이다. 

역사기행과 맛집투어 그리고 아는 것 많은 아저씨들의 수다를 버무린 종합교양예능이다.

통영 순천 경주 그리고 충남 부여 공주 등의 한국의 유명 관광지를 돌아보며 이어지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나도 그 술자리에서 같이 한 잔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 동안 몰랐던 사실들도 알게 되고 색다른 시각으로 사물을 바라보고 고찰을 하게 해주는 흔치 않은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흥미로웠던 부분은 경주에서 성덕대왕신종의 인신공양설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가 나온 김영하 작가의 말이다.




"인간이 가지고 있던 야만적인 본성과 잔인함은 시간이 지나면서(문명화 되면서) 점차 개선되어 왔는데 그 중심에 '이야기'가 있다. 인간을 도구가 아닌 한 존엄한 개인으로 여기게 하기까지 '이야기의 힘'이 있었다."

정말 공감하는 바이다.

무라카미 하루키도 이렇게 말했다.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개인의 영혼이 가진 존엄성에 빛을 비추기 위함입니다. 우리의 삶이 한낱 시스템에 얽매여 소모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이런 류의 깨달음을 TvN에서 하는 예능을 보면서 알게 되다니 참으로 유익한 프로그램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도 알쓸신잡이 재미있는 이유는 이들이 권위적인 꼰대가 아니라는 것에 있다.

그들은 많은 지식을 가졌고 자기분야에서 한 자리 꿰차고 있는 사람들이지만 지식을 전파함에 있어서 권위적이지 않다.

잘난척도 하지 않고 자기 말만 맞다고 우기면서 신경전을 벌이지 않는다.

그냥 편안하게 오늘 어디 갔다왔다 이야기를 하면서 그곳에 얽힌 역사 인문 예술 과학적 지식을 막힘없이 이야기 한다.

알쓸신잡이 이러한 신개념 지식예능의 물꼬를 제대로 튼 만큼 앞으로 이런 류의 예능이 많이 나올 듯 하다.


이번주 방송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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