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혼 - 다양해지고 있는 결혼의 형태

Posted by 2분 전
2017. 3. 31. 00:00 잡다구리

결혼을 졸업한다, 졸혼


요즘들어 가장 급변하는 사회의 부문은 비단 정치뿐만이 아니다.


88만원 세대, 3포 세대의 영향인 청년층의 경제적 빈곤으로 시작되어 도외시된 결혼이 이제는 단순히 경제적 이유가 아닌 자기만족과 개인주의 삶의 형태에 대한 추구와 결부되어 새로운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졸혼이다.


졸혼은 결혼을 졸업하다라는 의미로 법적인 부부관계는 유지하지만 이혼하지 않으면서 결혼생활도 유지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결혼의 형태도 생기다니 참 신기하다.


홀가분하게 결혼생활을 졸업한다는 졸혼을 알아보자.




졸혼, 결혼을 졸업한다


졸업이라는 것은 어떤 학교나 학위를 증명해주는 교육기관에 일정 기간 동안 몸을 담고 해당 기관의 학위만 가진 채 기관을 벗어나는 행위를 일컫는다.


그렇다면 결혼을 졸업한다의 졸혼은 어떤 것일까?


간단하다. 


법적 부부인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면서 서로에게서 벗어나 각자의 삶을 사는 것이다. 


그래서 졸혼은 아예 법적으로 남남이 되는 이혼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또한, 각자 산다고 해도 배우자와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는 것이므로 우리가 착각하기 쉬운 별거와는 또 다른 개념이다.


별거는 한 마디로 서로에게 소원해져 아예 안 보고 사는 냉전상태이지만 졸혼은 서로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진 채 각자의 생활을 즐기는 것이다.


졸혼이라는 말은 2004년 일본에서 발간된 [소츠콘을 권함]이라는 책에서 처음 나온 개념이다. 

책의 저자인 스기야마 유미코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따라 틀에 박힌 전통적인 부부관계도 변화해야하기 때문에 졸혼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냈고 이를 적극적으로 권한다고 하였다.








졸혼을 선호하는 이유?


졸혼을 선택한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7%가 결혼 생활 동안 하지 못했던 것을 노후 때라도 하기 위해서라고 졸혼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그 다음으로는 배우자의 간섭을 피하고 싶어서라는 다소 회피적인 반응이 22%로 2위를 차지했다.


그 이외에는 사랑 없는 결혼 생활을 유지하기가 힘들어서, 각자의 꿈을 위해서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자녀를 키우느라고 하지 못 했던 것을 하기 위해서 등등 다양한 의견이 많았지만 이 모든 답변들에서 공통된 것은 나 스스로가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였다.


사실 그렇다.


인생은 한 번 뿐이고 누구도 나 대신 내 인생을 살아줄 수 없다.


그래서 우리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개인을 죽이고 가정을 지키는 것이라기 보다는 내가 만족하고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것이 일순위이다.






졸혼에 대한 생각


전통적인 결혼관에서는 이혼은 절대 있을 수 없고, 한 번 부부의 연을 맺었으면 죽으나 사나 함께라는 의식이 강했다.


하지만 그로 인해서 잘 맞지 않는 배우자와 힘겨운 결혼생활을 계속하는 사람들도 분명 많았을 것이다.


아무리 참고 살아보려 한들 나 자신이 만족하지 못하는 것은 결혼이건 일이건 그 외의 사람관계건 계속될 수가 없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별거, 이혼인데 졸혼은 이들보다는 좀 더 긍정적인 관계유지를 의미한다.


변함없이 배우자를 존중하고 의지하면서 법적인 혼인관계를 유지한다.


다만, 결혼생활의 틀에서 벗어나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즐기는 것이 졸혼의 기조이다.


인간의 삶의 형태는 날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그에 따라 결혼의 형태도 다양해져 간다.


언젠가 결혼을 할 것이라는 전제하에 현재는 혼인을 하지 않은 상태인 미혼,

훗날에도 혼인을 하지 않고 살 것이라는 상태인 비혼,

혼인을 했지만 아이가 없는 딩크족 등등 이 다양해지는 결혼의 형태에 졸혼도 하나 추가된 것이다.


나는 졸혼을 부정적으로 보지는 않는다.


물론 사람마다 혼인에 대한 가치관이 달라서 뭐라고 참견할 수도 없는 것이지만, 졸혼은 기존의 결혼형태보다 좀 더 개개인을 존중하면서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미 태어난 개개인의 행복한 삶 아닐까?


물론 합의하에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는 한에서의 개인의 행복추구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