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펜하우어 - 인생론 : 이 책을 읽기 전과 읽은 후는 분명 다를거예요

Posted by 2분 전
2016. 9. 5. 02:37

쇼펜하우어 - 인생론


쇼펜하우어는 염세주의 철학자로 잘 알려져 있다.
부정적이고 회의적이고 허무주의적인 철학자로만 알고 있었는데
인생론에서 만난 쇼펜하우어도 역시 의외의 인물이었다.
인생을 덧없다고 하는 것은 맞으나 인생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덧없는 환상과 현실을 정확히 구분하고 신기루같은 향락에 도취돼 자기혐오에 빠지는 것 보다 '최악을 대비한다'라는 자세로 인생을 살아가고 무료함을 가장한 '진짜 행복'을 즐기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한다.
 
쇼펜하우어같은 슈퍼철학자들은 역시나 변두리만 훑고 마는 지식이 아니라 본질을 정확하게 꿰뚫는 혜안과 지혜, 통찰력을 갖고 있다.
『인생론』을 읽으면 그 동안 정체가 불분명해서 나를 괴롭히던 신기루같은 불안이 해소되고, 진짜 값진 것이 어떤 것인지 제법 명확하게 알게 된다.

감히 인생의 지침서라 칭하고 싶다. 



인생에서 일어나는 거의 모든 번뇌와 방황에 대해 객관적으로 담담하게 실질적인 조언과 충고를 해 줄 수 있는 철학자가 쇼펜하우어이다.

이 책은 2012년도에 처음 접하게 된 후로 언제나 내 애독서가 되었다. 
어딜가서 누구에게도 얻을 수 없는 천금같은 만고불변의 진리가 모두 담겨 있다. 

 <밑줄 친 구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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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성격에 맞는 계획에만 노력을 집중시키고, 성격에 맞는 수행의 길에 힘쓰며, 다른 모든 길은 피하고, 성격에 일치하는 지위와 일, 삶의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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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본래 소유하고 있는 것(인간의 모습)이야말로 그 사람의 인생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한 가장 본질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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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선한 일이든, 악한 일이든, 특별한 재난이 아닌 한은 자기생애에 어떠한 일이 일어났는가 하는 것보다도 그 일어난 일을 어떻게 느끼는가 하는 것, 즉 자신의 감수성의 성질과 강도가 문제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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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함이 찾아왔을 때는 어떠한 경우에라도 문을 여는 것이 좋다.
어느 때고 명랑함이 찾아와서는 안 될 그런 때는 없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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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적인 원천은 아무리 생각해도 언제나 손이 닿은 곳이 있다고는 할 수 없다. 가장 오랫동안 견딜 수 있는 것은 사람이 근본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이에 상관없이 사람이 근본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것이야말로 행복의 참된 원천, 유일하고 영속적인 원천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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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행복한 운세를 타고난 사람은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그렇게 극단적으로 격렬한 고통을 모르고 평생을 보낸 사람이지, 최고로 격렬한 기쁨이나 커다란 향락을 맛 본 사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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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이 없는 상태에 있으며 거기에 무료함이 없다면 대체적으로 지상의 행복을 달성한 것이라고 봐도 좋다. 그 이외의 것은 모두 가공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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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비탄의 무대인 사바세계를 환락경으로 바꾸려는 생각으로 가능한 한 고통을 없애는 대신 향락과 기쁨을 목표로 하는 것은 더할 나위 없는 커다란 문제인데 이 커다란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사람은 실로 많다. 어리석은 사람은 인생의 향락을 추구하다가 기만을 당한다. 
현자는 재앙을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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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뇌가 없는 동안에는 평지에 거친 파도를 일으키는 욕망이 존재하지도 않는 행복이라는 환영을 진실인 듯 펼쳐보여 우리들을 유혹하고 이것을 좇게 한다.
이렇게 되면 결국에는 있지도 않은 사냥감을 목표로 하는 이 추구는 극히 현실적`적극적인 불행을 언제나 불러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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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과 향락이 멀리서는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사라져버리는 신기루라는 사실을 알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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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행사의 대부분은 우선 무대장식과 같이 그저 보이기 위한 것으로 거기에는 본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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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기쁨은 그 자리에는 모습을 나타내지 않는다. 기쁨만은 축하의 자리에 참석하기를 거절한다. 
기쁨이 실제로 모습을 드러낼 때는 초대받지도 않았고, 사전에 연락도 없이, 거드름을 피우지도 않고, 홀연히, 오히려 살금살금 다가오는 것이 보통이며, 일상적으로 흔히 벌어지는 일에, 정말 아무것도 아닌 기회에, 오히려 전혀 빛나지도 않고, 형식적이지도 않은 기회에 곧잘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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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은 아주 미세한 입자와 같은 모양이지 커다란 덩어리로 뭉쳐있는 경우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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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러 가지 행사는 여기에 기쁨이 와 있다고 사람들에게 믿게 하는 것만이 목적이다. 타인의 머릿속에 투영된 거짓 영상이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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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이 세상의 대부분의 것들은 속이 텅 빈 호두라고 말할 수있는 것이다. 원래 알맹이는 매우 드물다. 그리고 알맹이가 껍질 속에 들어 있는 경우는 더욱 드물다. 알맹이를 찾기 위해서는 어딘가 전혀 엉뚱한 곳을 찾아봐야만 하며, 대부분은 아주 우연히 찾아낼 수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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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의 목표로 삼고 있던 것을 간신히 손에 넣었는데 이제 우리들에게는 더 이상 적당한 것이 아닌 경우가 곧잘 일어나는 것도, 또한 어떤 역작의 준비공정에 시간을 보내는 동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역작 자체를 완성할 만한 힘이 사라져버리는 경우가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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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잘못의 원인을 피할 수 없는 우리들의 마음의 눈의 착시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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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을 옮길 때마다 나그네의 눈에는 모든 풍물이 멀리서 봤을 때와는 다른 모습으로 보이며 점점 다가감에 따라서 변화를 하게 되는 것인데 결국 인생도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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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순간마다 그 순간에 타당하고 적당하다고 생각되는 일을 실행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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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교계에서도 사람수가 늘어나면 곧 저열함이 우세하게 되는 법이다. 
뛰어난 사람들이 사교계에 흥미를 잃게 되는 원인은, 다른 사람들의 능력이 그들에게 미치지 못하며 따라서 그 (사회적인)업적도 그들과 동등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권리의 평등, 즉 요구의평등이 원칙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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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일반적인 사교계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평범하고 머리나쁜 사람처럼 행동할 필요가 있다. 자신의 3/4는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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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사교적이게 되는 것은 고독에 견디지 못하고 고독 속에서 자기 자신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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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의미에서 사교계를 불에 비유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영리한 사람은 적당한 거리를 두고 불을 쬐지만, 어리석은 사람처럼 손을 불에 넣거나 하지는 않는다. 어리석은 사람은 손을 넣어 화상을 입은 뒤에 차가운 고독으로 도망와 불이 타고 있어서 곤란하다고 탄식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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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과 허위가 없는 참된 우정은 타인의 행복과 불행에 대한 모든 이해를 초월한 완전히 객관적이고 격렬한 관심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리고 이 관심은 또한 자신이 참으로 친구와 하나가 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여기에는 인간의 본성에 갖춰져 있는 이기심이 커다란 방해가 된다.
따라서 참된 우정은 거대한 바다의 괴수처럼 가공의 이야기이거나, 어디에 실재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것과 같은 종류의 것이다. 
그렇지만 인간 상호간의 연계중에는 주로 천차만별의 은밀한 이기적 동기를 기초로 하고는 있지만 앞서 말한 것과 같은 거짓과 허위가 없는 참된 우정을 아주 조금 가미하고, 그것에 따라서 순회되고, 그런 의미에서 불완전한 것뿐인 이 세상에서 다소간이나마 우정이라고불릴 수 있을만한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있는 연계도 있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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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일에 있어서나 거드름을 피우거나 잘난 체 하지 말 것을 경고한다. 거드름은 반드시 상대에게 경멸감을 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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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성질을 드러내며 그것을 자만하는 것은 그러한 특질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자백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거드름을 피우는 이유가 용기이든, 학식이든, 정신이든, 재치든, 여복이든, 부든, 권력이든, 
그 무엇이든지 간에 허풍을 떠는 점으로 미루어보아서 오히려 그 허풍의 대상이 되는 점에 뭔가 부족한 면이 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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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드름을 피훈다는 것은 그렇게 오래도록 지속할 수 있는 일이 아니며 언젠가는 그 가면이 벗겨지게 된다. 
위장은 곧 자신의 본성으로 돌아간다(세네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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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묘사한 인간 본성의 어리석음에서 싹 트는 세 가지 주요한 젊은 가지들이 있다. 
명예욕, 허영심, 자긍심이 그것이다. 허영심과 자긍심의 구별은, 자긍심은 어떤점에서 자신이 압도적인 가치를 가졌다는 것에 대해 이미 부동의 확신을 갖는 것임에 반해서 허영심은 이러한 확신을 타인의 마음속에 불러일으키려는 소망이며, 타인의 마음속에 이 확신을 불러 일으키면 그 결과 자기 스스로도 이를 자신의 확신으로 삼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은밀한 기대가 수반된다는 점에 바탕을 두고 있다. 
따라서 자긍심은 자기 자신에 대해 내부에서 생겨나는, 따라서 직접적인 평가인데 반해 허영심은 이러한 평가를 외부에서, 간접적으로 얻으려고 하는 노력이다. 그렇기 때문에 허영심은 사람을 달변가로 만들며 자긍심은 과묵하게 만든다.



하지만 허영심이 강한 사람들에게 충고하자면,그 어떤 멋진 이야기를 할 수 있다 하더라도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가만히 입을 싸다물고 있는 편이 당신이 얻으려고 하는 타인들의 호평을 더 쉽게 얻으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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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의심이 든다면 믿고 있다는 듯한 태도를 보여라. 그렇게 하면 상대는 대담하게도 더욱 거짓말을 하게 되어 결국에는 들통이 나게 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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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또한 '자수가 새겨진 천'에 비유할 수가 있다. 누구나 인생의 전반에는 자수가 새겨진 천의 겉을 보게 되지만 후반에는 속을 보게 된다. 
속은 그다지 아름답지는 않지만 실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를 보여주기 때문에 겉보다는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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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기에는 흔들림없이 눈앞에 버티고 있는 인생이, 이제는 덧없는 현상이 나타났다가 곧 사라지는 모습처럼 보인다. 
모든 것들의 덧없음이 명백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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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생애에서 중요하고 중대한 일이나 인물이 등장할 때는 틀림없이 요란하게 등장할 것이라고 젊은 시절에는 생각하지만, 
노년이 되어 회고를 해보면 그러한 일이나 인물은 모두 가만히 뒷문을 통해서 거의 느끼지도 못할 정도로 살짝 들어왔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