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야마 겐지 - 시골은 그런 것이 아니다 : 시골에서 살해당하지 않고 살아남는 법

Posted by 2분 전
2016. 12. 20. 13:58

마루야마 겐지 作 [시골은 그런 것이 아니다]


시골생활(전원생활)에 대해 막연한 환상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필히 읽어야 할 책이다. 

나를 비롯해서 내 주변 사람들은 거의 다 시골이 더 위험하다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듯 하다. 

각종 강력범죄나 반인륜적인 범죄는 시골에서 일어나는게 더했으면 더 했지 도시보다 절대 덜 하지 않다. 

인상깊었던 챕터는 '깡촌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진다' 챕터인데 이에 따른 대안이 아주 현실적이다.

큰 멍멍이를 길러라, 침실을 요새화하라, 무기를 만들어라 등등 시골생활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서술하다가 

갑자기 자기호신방법을 설명해주는데 난 솔직히 이게 현실이라고 인정한다. 



또한 시골에서 태어나 자란 그 지역 사람들과 도시에서 이주한 사람이 잘 지내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다는 생각도 든다. 



시골사람들과 도시사람들은 그저 같은 언어를 쓰고 같은 국적을 가졌다뿐이지 

사고방식, 법률, 지식수준, 인식수준, 판단기준이 완전히 다른 존재들이므로 어떻게해도 불협화음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전원생활에서 자급자족하며 살아가는 힐링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보면서 저렇게 살면 하루하루가 보람차고 고요하겠다라고 생각이 들다가도 현실을 대입해보면 '저 깊은 산 중에 젊은 처자 혼자 살다니...진짜 위험하다, 여름 장마기간에는 며칠을 말려도 빨래가 마르지 않는다니...쉰내 대박, 산 속이라니 바퀴벌레 많겠다, 전기나 수도 끊기거나 세탁기 고장나면 저걸 어찌 처리하나, 우편물 배달부가 작정하고 나쁜 짓하면 어떡하나' 등등 애초에 불가능한 전원 판타지라는 생각이 든다. 

이 마루야마 겐지라는 작가는 비관적 현실주의자적인 시각으로 시골생활의 환상을 와장창창 깨부순다. 

비관적 현실주의적인 작가의 글을 읽다보면 뜬 구름 잡는 자기계발서보다 묘하게 마음을 위로받는게 있다. 



'그래 인생에 그렇게까지 좋을게 뭐가 있겠어, 다 잠깐 잠깐 스쳐가는 행복이 진짜인거고 매일 매일 행복한거는 인간적으로 불가능하지, 모든것을 해결해주는 만병통치약이라는게 인생에 있다면 사기지, 역시 나만 그렇게 부정적으로 생각하는게 아니었어'라는 진짜 현실적인 위안말이다.

내가 그래서 쇼펜하우어를 좋아한다.

이 책, 시골생활에 대한 어줍잖은 환상뿐만이 아니라 인생 전반에 대한 실상을 까발리는 후련한 책이므로 한 번쯤 보기를 추천한다


+ 덧붙이는 글)
명작가 아서 코난도일 경의 '셜록 홈즈'시리즈 중 홈즈와 왓슨의 대화
홈즈: 왓슨, 자네는 도시와 시골 중 어느 쪽에 범죄가 더 많이 일어난다고 생각하나?
왓슨: 아무래도 도시 아니겠나?
홈즈: 전혀 그렇지 않네, 저렇게 소수 사람들만 넒은 면적을 차지하고 살아가는 외딴 곳에서 도시에서는 상상도 못할 만큼 끔찍한 범죄가 더 많이 일어난다네


시골은 그런 것이 아니다 / 마루야마 겐지 / The country life is not that you th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