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힌츠페터와 김사복 - 영화 택시운전사 리뷰

Posted by 2분 전
2017. 8. 6. 01:54 영화

위르겐 힌츠페터와 김사복 - 영화 택시운전사 리뷰

독재의 잔혹한 역사는 어느 나라에나 있었다.

특히나 식민지 지배를 갓 벗어났거나 전쟁이 끝난 직후라면 더욱 그렇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1212 쿠테타로 정권을 잡은 전두환의 군부독재정권이 결국 1980년 5월 18일, '화려한 휴가'라는 작전명으로 전남 광주시의 선량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전례없는 무차별 학살을 자행한다.

광주시로 통하는 모든 도로를 폐쇄하고 전화와 같은 통신수단도 모두 끊어버리고 광주시민들을 고립시킨 후 계엄군에게 발포명령을 내린다.

이 야만적인 군사독재정권의 폭압에 수많은 무고한 광주시민들이 살해당했다.

하지만 전국의 티비 및 뉴스에서는 광주에서 국가반란세력들의 반란이 시작되었고 이를 제압하기 위해서 국군이 죽었다는 거짓말뿐이었다.

바로 그 순간, 독일 출신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와 그를 태우고 광주로 간 서울택시기사 김사복이 있었다.



(출처 : 네이버 영화)

1980년 5월 광주로 간 택시운전사

사글세 10만원이 밀려서 고민이던 김만섭(송강호)은 광주로 갔다가 서울로 돌아오면 10만원을 주겠다는 말을 듣고 남의 손님이었던 위르겐 힌츠페터(토마스 크레취만)를 태우고 광주로 간다.

10만원을 벌게 되어서 들뜬 김만섭과는 반대로 시종일관 비장한 각오를 풍기는 피터,

그렇게 광주로 간 둘은 아수라장이 된 길 한복판에서 대학생 시위대를 만나게 되고 대학가요제를 나가기 위해서 대학교에 갔다는 독특한 청년 재식이(류준열)를 만나게 된다.

'우리나라만큼 살기좋은 나라가 어디있느냐'고 말하며 눈뜬장님으로 살면서 군부독재의 실상을 알지 못했던 만섭은 광주에서 전두환의 군화발에 피흘리며 죽어가는 선량한 시민들을 보게 되고, 투철한 기자정신으로 이 실상을 외신에 알리겠다라고 말하는 피터를 돕기 시작한다.



'파란 눈의 목격자' 피터가 촬영카메라를 들고 광주시내를 누비는 모습을 본 계엄군은 바로 수배에 들어간다.

그가 독일 출신 기자라는 위르겐 힌츠페터라는 것을 알게된 후 사복군인들은 그들의 뒤를 쫓고 이로 인해 피터와 만섭은 죽을 고비를 넘긴다.

많은 고비를 넘기고 서울로 돌아온 피터는 만섭의 이름과 연락처를 받아가지만 그가 알려준 김사복이라는 이름은 가명이었으며 연락처 역시 거짓이었다.

피터가 목숨을 걸고 촬영한 광주의 영상 덕분에 외신을 비롯하여 한국의 국민들도 518의 진실을 알게 되고 광주시민들이 반란세력이 아니었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된다.

피터는 자신을 도와준 김사복을 찾고자했지만 그는 결국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왜 자신의 존재를 숨겼을까?

전두환이 물러날때까지의 기간은 그야말로 서슬퍼런 독재정권이었으므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낼 수 없었다고 치자, 하지만 독재정권이 물러난 후에도 그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외부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더라도 피터에게 개인적으로는 연락을 해서 만날 수 있었을텐데 말이다.

아마도 광주에서 목격한 장면이 너무나 끔찍해서 그 기억을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아서이지 않을까싶다.

결국 위르겐 힌츠페터는 김사복과 만나지 못하고 눈을 감았고 그의 유해 일부분은 광주에 뭍혔다.



518은 불과 37년 밖에 지나지 않은 어제와 같은 일이다.

잔혹한 군사독재정권을 무너뜨린 것은 결국 6월항쟁의 시민들이었다.

시민들의 민주의식이 사라지는 순간, 의식이 잠드는 순간 언제든지 독재정권은 다시 찾아와 같은 역사가 되풀이될 것이다.

역사는 끝난 일이 아니며 진행중이고 우리의 삶을 결정짓는 미래 그 자체이다.

그런 의미에서 택시운전사나 화려한 휴가와 같은 영화는 지속적으로 나왔으면 한다.


아울러 목숨을 걸고 광주의 진실을 세상에 알린 위르겐 힌츠페터와 김사복님 그리고 야만의 한복판에서 민주주의를 지켜낸 민주열사님들께 경의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