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에 숨겨진 커피 장인의 집 : 알레그리아 로스터스 Alegria Roasters
나에게 커피란?
우리 민족이 언제부터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막연히 조선말기라고 생각한다. 그때부터 가베나 양탕국이라는 말을 발견할 수 있으니 말이다.
나는 원래 커피를 그다지 즐기지 않았었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습관적으로 한 두잔 마시던 것이 지금은 원두 로스팅 한 지 얼만큼 됐는지, 얼마나 좋은 원두인지까지 따져가며 맛있는 까페를 선별하기 시작했고 어느샌가 원두를 사와서 집에서 블렌딩해서 내려 마시는 단계까지 왔다.
그만큼 나는 커피 없으면 못 사는 사람이 되었다.
심지어 저녁에 마시거나 밤에 마셔도 잠만 잘 잔다.
오히려 안 마시면 못잔다. 카페인에 단련이 된 모양이다.
오늘 소개할 양재 알레그리아 로스터스 역시 그런 커피에 대한 열정으로 찾아낸 맛있는 까페이다.
어디인가?
'알레그리아 커피 로스터스'라는 로스팅도 하고 커피를 파는 체인점 까페이다. 이 양재에 있는 알레그리아가 본점이라고 알고 있다. 나는 판교점도 가 보았다. 뭐 당연한 것이겠지만 두 곳 다 맛은 똑같았다.
강남역에서 만날 일이 생기면 웬만하면 이 곳으로 조금만 더 걸어오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강남역에도 맛있는 까페가 많겠지만 알레그리아의 커피는 좀 더 특별하다. 신선한 원두를 제대로 로스팅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무엇을 먹었는가?
개인적으로 이 알레그리아와 이태원의 찬스브로스에서 가장 좋아하는 메뉴는 아이스라떼이다. 고로 난 아이스라떼를 먹었고 같이 간 사람은 겨울이라 춥다며 플랫화이트를 먹었는데 워낙에 원두가 좋으니 둘 다 맛있다.
신기하게도 이태원 찬스브로스와 알레그리아의 아이스라떼는 똑같은 맛이 난다. 잔에 담아서 주는 스타일도 똑같다. 아무래도 어떤 연관이 있지 않나 싶다.
이 곳의 아이스 라떼는 정말 깊은 맛이 난다. 차가운 커피가 이렇게까지 뒷맛을 곱씹게 할 정도로 깊은 맛이 나는 경우는 흔치 않다.
맛없는 커피는 흔하다. 커피라기보다는 커피콩을 태워서 갈아낸 듯한 맛만 나기 일쑤다. 뭐 그것도 때에 따라서는 나쁘지 않지만 진정 맛있는 커피 장인의 커피를 먹어보고자 한다면 이 알레그리아 로스터스를 추천한다.
플랫화이트는 라떼보다 좀 더 진하게 만든 것으로 주로 영국에서 많이 먹는 커피이다. 같이 간 사람의 플랫화이트를 한 모금 마셔보았는데 역시나 맛있었다.
에스프레소 샷이 정말 열일한다. '이 한 몸 바쳐 고품질의 커피로 승화시켜보리'라고 외치는 듯 하다.
또 무엇을 먹었는가?
여기는 첫 메뉴를 다 마시면 천 원을 받고 아메리카노를 리필해준다. 천 원이니 웬만하면 마셔보는 것을 추천한다. 엄청 진하게 뽑아낸 알레그리아의 아메리카노는 역시나 맛있다. 탄 맛이나 오래된 맛이 나지 않고 딱 최적의 상태로 뽑아낸 아메리카노인데 워낙에 진한 나머지 밝은 곳에 표면을 비춰보면 약간 커피기름이 떠 있는 것이 보인다. 기름인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튼 뭔가 보인다. 뭐라 표현을 못하겠는데 여튼 그런 게 있다.
그 외에 마음에 들었던 요소
매장 내에서 틀어주는 음악이 참 좋았다. 벌써 좋아한지가 십 년이 넘은 재즈힙합그룹인 Sound Providers의 음악이 흐른다. 참 여러가지로 내 마음을 흡족하게 하는 까페였다. 서비스도 괜찮다. 어쩐지 로스팅에 관심 많아보이는 젊은이(?)들이 활기차게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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