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결혼식 꼭 가야 할까? : 결혼식으로 인간관계 드러난다

Posted by 2분 전
2017. 2. 21. 19:10 생각

첩장을 받았다. 이 결혼식을 가야 할까?

대략 스물 대여섯 살이 되면 슬슬 누군가 결혼을 한다는 소문이 들려오고 실제로 청첩장을 받게 되기도 한다. 

이 결혼식 참석 또는 불참을 통해서 인간관계가 대략적으로 한 번 정리가 된다는 것을 해가 갈수록 느끼게 된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청첩장에는 반가운 청첩장과 서운한 청첩장 그리고 진심으로 축하를 하게 되는 청첩장이 존재한다.

일단 청첩장을 주는 사람 입장에서는 자기 결혼식에 많은 지인들이 왔으면 하는 바람으로 몇 년에 한 번 볼까 말까한 사람에게도 연락을 해서 주는 경우도 있다. 

물론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매우 속 보인다. 

'뭐야.. 몇 년 동안 연락 한 번 없더니 역시나 결혼식일 줄 알았어'라는 생각을 들게 하는 것이다. 



오죽하면 성인이 되어서 갑자기 연락을 할 경우 다단계 아니면 결혼이라는 말이 생겨났겠는가?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이 사람과 내가 어떤 사이인지를 생각해보게 된다. 

일단 꽤 자주 보는 친한 친구의 경우에는 가는 것이 맞다. 

웬만해서는 이 관계가 끊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면 건강한 인간관계 유지를 위해서 갈 필요가 있는 것이다. 

약 일 년에 한 두번 뜨문 뜨문 보는 사이인 경우에는 약 6 대 4 정도로 마음이 기운다. 결혼을 하고 나면 자기 인생에만 몰두해서 곧 연락이 끊어지거나 정작 자기가 참석해야할 차례가 왔을 경우 나몰라라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몇 년 만에 연락이 와서 뜬금없이 결혼식에 오라고 하는 경우에는 아마 갈 사람 없을 것이다. 고작 그 정도 관계라는 걸 이미 서로 알기 때문이다. 



결혼식이란 무엇인가?

아주 기본적인 질문부터 시작하기로 한다. 

결혼식이란 말 그대로 성인 남녀 두 사람이 이제 사실혼 관계임을 지인들 앞에서 공표하며 새출발을 축하받는 자리이다. 

이때 결혼식에 참석하는 사람들을 분류해보자면 정작 결혼 당사자들은 모르는 부모님의 인맥(부모님의 동창회에서 하객 및 축의금 품앗이를 하는 경우가 많다), 친척들, 당사자들의 회사 동료들 그리고 당사자들의 친구들이 있다. 

다른 사람들이야 모르겠지만 이 친구들이야말로 민감한 하객들이라고 볼 수 있다. 

그간의 우정이 여기서 결판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들의 참석여부는 민감하다. 



개인 사정이 있을지라도 결혼식에 불참을 하게 되면 그 민망함서운함을 극복하기가 좀 힘들어진다. 

나는 그래서 웬만하면 가고자 하지만 일단은 이 생각을 먼저 염두해둔다. 

'이 친구가 과연 자기 일을 치르고 난 후에도 내 결혼식에도 기꺼이 와 줄까?'

모두가 이런 생각은 한 번쯤 할 것이다. 야박해보일수도 있지만 인간관계는 모두 상호작용이고 기브 앤 테이크이므로 이 판단기준으로 참석을 하는 것이 스트레스를 덜 받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런 생각 고달프다 고달파

나는 우리나라의 결혼식 문화 자체가 너무 허례허식이 심하다고 느낀다. 

그리고 정말 가고 싶은 사람들만 초대해서 치르면 되고 친구가 없으면 없는대로 있으면 있는대로 자기네들 사정에 따라 하면 되는데 이것조차도 남들과 똑같은 수준으로 맞추려고 획일화되는 느낌이다. 

'결혼식 하객 알바'같은 건 다른 나라에도 있나 모르겠다. 저렇게까지 해야하나 싶다. 

그래서 난 좀 편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가고 싶은 결혼식에는 가고 안 가고 싶은 곳이면 안 간다

이래서 결혼식을 하면서 관계가 걸러진다라는 말이 생겨나는 것 같다. 

그래서 회사 동료의 결혼식에는 잘 참석하지 않는다. 우리팀사람이라면 그냥 참석 안하고 다른 팀원에게 부탁해서 3만원 정도의 축의만 하고 끝낸다. 마음에 없는 결혼식을 가봤자 나만 고달프고 축의금만 더 내야 한다.

그리고 내 결혼식에는 내가 한 만큼 거두는 것이라 생각하고 미련 갖지 않는다. 

결혼식이 다 무엇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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